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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미래' 되찾아 준 심장병 환아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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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제19회 대상수상자

조범구 병원장

외과/흉부외과 전문의-세브란스 (세브란스병원)

연도 2003년
회수 제 19회
이름 조범구 병원장
소속 외과/흉부외과 전문의-세브란스

약력

  • 이력사항

    1939. 서울 출생
    1964. 2.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1976. 의학박사(연세대학교) 학위 취득
    1984. 연세대 의과대학 의과학교실 교수
    1985-1991 연세대 의과대학 흉부외과학교실 주임교수,
    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과장
    1973-1993 대한흉부외과학회 총무, 상임이사, 학술위원장
    1981-1996 대한민국 국방부 의무 자문관
    1984-1986 영남대 의과대학 흉부외과 교환 교수
    1984-현재 대한순환기학회 상임이사, 평의원
    1995-1997 대한흉부외과학회 회장
    1998-현재 대통령 의무 자문의
    1999-현재 한국심장재단 이사
    2000-현재 세브란스병원 병원장

    포상

    1994. 한국심장재단 감사패 수상
    의료보험연합회 감사패 수상
    1996. 조선일보, 경찰청 청룡봉사상 수상
    1997. 대한흉부외과학회 Dr. Lillehei 학술공로상 수상

조범구 연세대학병원 병원장(63세, 흉부외과 전문의)은 매월 둘째 주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왕진 가방을 챙겨들고 집을 나선다.
그를 기다리는 부산 심장환자상담소 요양원(부산광역시 금정구 부곡3동 8-10)의 어린 환아를 돌보기 위해서다.


20년 넘게 서울↔부산 왕진


그의 이런 생활은 78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산 메리놀병원 간호사로 일하는 김미카엘라 수녀(현 부산 심장환자상담소 요양원 원장)는 미팔군 병원 페즐라 박사의 소개로 조 원장을 만났다. 당시 김 수녀는 부산 지역에서 의료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 채 죽어가는 선천성 심장병 환아들을 각종 자선 기관 단체의 도움으로 미국과 캐나다의 병원에 보내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애쓰고 있었다.
그러나 혼자의 힘으로 모은 성금은 항공료를 대기도 힘든 형편이어서 마침 국내에서 심장 수술의 길을 열기 시작한 조 원장에게 도와줄 것을 간청했던 것.

“처음에 부산을 찾은 것은 ‘한 번 가보지’ 하는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세월이 흘렀네요.”
가정 형편이 어려운 탓으로 부모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환아들, 하루라도 수술을 늦추면 죽게 될 그들을 뒤로 할 수 없었다.
조 원장은 그 자리에서 한 달에 한 번 부산에 내려올 것을 김 수녀에게 약속했다.
조 원장은 비행기표가 없으면 기차로, 기차가 없으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손수 차를 몰았다.

초창기 그가 하루에 만난 환아만도 어림잡아 100~150명. 김 수녀는 누가 차비도 주지 않고 모시러 가지도 않는데, 긴 세월 이렇게 찾아주는 조 원장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더구나 조 원장은 어려운 환자들에게 감면을 해서 수술을 받도록 도와주고 수술비가 많이 나오면 특진료로 감해 주기도 한다. 고통과 절망으로 우는 아이들을 위해 한아름 과일과 과자를 준비하고 사탕을 쥐어주며 강당 마당에서, 좁은 방에서, 천막에서 환아들을 검진하고 위로했다. 이렇게 그를 기다리는 환자 진료로 차편을 놓친 적은 다반사.
“그 때는 밥 먹을 시간이 어디 있나? 간단히 자장면 시켜 먹고 진료했지. 지금이야 요양원에 식당도 있고… 많이 좋아졌지.”
88년 12월, 가톨릭 교단에서 2층 건물을 지어 어려운 가정의 심장병 어린이들을 무료로 돌봐온 ‘심장환자상담소 요양원’을 개원했다.
조 원장의 10년 보따리 생활을 청산하는 날이었다. 이제 옮겨 다니지 않고 아이들을 돌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새 삶 기쁨 감사 마음'가득


78년 이후 지금까지 그를 거쳐간 환아만도 3만 여명에, 수술 환아 1400여명. 수술 환아 중에는 2차, 3차 수술을 거친 환아들도 있다.
그의 진료는 그가 부산으로 내려간다 뿐이지 부산 환자들만 보는 것은 아니다. 전라도에서도 오고, 경상북도에서도 오고, 조 원장의 소식을 듣고 전국에서 그를 찾아온다. 심장병의 특성상 일생을 보살펴야 하는 아이들. 조 원장은 연구와 진료의 바쁜 와중에도 쉽사리 발길을 끊을 수 없었다. 또한 연세대학 병원 심혈관센터 개원(1991년)의 산파 역할도 충실히 해냈다.

연말이면 조 원장 책상에 수북히 쌓이는 편지와 카드들. 심장병 환아들이 수술 후 찾은 새 삶의 기쁨과 감사를 전하는 뭉클한 이야기들이다.
‘열심히 운동하고 공부해 박사님처럼 훌륭한 의사가 되어 저보다 더 고통스러워하는 환자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겠어요’,
‘원장 선생님이 3년만 더 살면 이 정도의 심장병쯤은 아무 것도 아닐 거야 라고 말씀해 주셨죠. 그때 얼마나 힘이 되던지’….
이제 이 아이들이 커서 결혼 후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을 알려왔고 석사 학위를 받았다며 조 원장을 찾아 왔던 일,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는 얘기 등등 조 원장은 무사히 잘 커준 아이들이 고맙다. 이들은 오래오래 열심히 살아내는 것이 조 원장에 대한 보답이라고.
아마도 조 원장은 심장병 수술 후 관리의 중요성을 알기에 그 먼 걸음을 매달 쉬지 않았을 것이다.

“힘든 상황에서도 어려운 수술에 성공해 사람의 생명을 지켰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라는 조 원장은 완벽성을 추구한다.
단 한 번의 실수도 환자에게는 생명과 직결되는 일이기 에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이다.
제자들에게도 항상 정신 집중과 자기관리를 강조한다.


'이젠 빠져나올 수 없어요'


무엇이든 처음이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예전보다 환자가 많이 줄었고, 98년부터 인공 판막 환자들의 진료를 맡아서 해주고 있는 동료 장병철 교수와 제자 박영환 교수가 매달 그와 함께 한다. 그 외에도 약사, 간호사 등 여러 분들이 심장환자상담소 요양원을 돕는다.
또 부산에 있는 병원들에서도 수술을 해 그의 수고로움을 많이 덜었다.

“심장병 환아 중에는 결혼을 해서 만나는 모임이 있어요. 일전에 그 모임에 초대받아서 간 적이 있는데. 얼마나 그들의 얼굴이 밝던지.”
박영환 교수는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조 원장과 함께 했다며 심장병 환아들을 위해 보다 체계적으로 돕고자 노력할 것이란다.
교수로서의 학문적 요구보다 이런 활동들이 부각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조 원장.

“심장병에 대한 연구는 수술뿐 아니라 수술 후 10년, 20년까지의 장기 관리나 추적 관찰이 필요해요.
앞으로 과거에 한 수술을 추적하고 관찰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해야죠.
이제는 빠져 나오려 해도 빠져 나올 수 없어요” 라며 활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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